K는 말했다. "나는 이 세상에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덜컹거리는 버스 안에서 창 밖을 무심히 보던 K의 말에 K에게 비스듬히 기대어 졸던 나는 자세를 바로 고치고 K를 쳐다보며 물었다. "갑자기 왜?" 나는 대충 K가 왜 신의존재에 대한 얘길 했는지 알 것 같았다. K는 분명 버스 창 밖으로 교회나 성당 아니면 불교용품 판매점을 봤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K가 불현듯 꺼낸 화제의 이유를 물었다.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어." K는 내 질문엔 대답하지 않고 자신의 견해를 이어갔다. "종교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인간이 만들어낸 체계야. 거기에 목숨걸고 투자하는 사람들은 속고 있는 것이겠지. 특히 난 창조설 같은 것이 어째서 그렇게 믿음을 줄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어. 이미 D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