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부터 부장이 불렀다. 새해인 만큼 사무실 자리를 옮겨보자고 했다.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부장을 바라보고 있자 부장이 산뜻한 표정으로 말했다. "남자들이 그동안 편한 자리에서 근무했으니 이제 여자들에게 자리를 좀 양보해주는 게 어때?" 우리 사무실은 부장 1명 팀장2명, 팀원 11명이 근무중이다. 안쪽부터 팀장이 앉고 입사 순서, 즉 경력대로 앉아 왔다. 그러니 문 입구쪽에는 '여자'만 앉은 게 아니라 '신입사원'들이 앉았던 것이고 편한 자리란 운이 좋아 얻어 걸린게 아닌 연차에 의해 지정된 자리였던 것이다. 심지어 나보다 연차가 높아 나보다 더 안 쪽에 앉아있는 여직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모든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혜택을 봐왔다는 듯 얘기하는 게 꼴보기 싫었다.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