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나풀거리며 날아가는 주황색 나방 한 마리를 보았다. 그 모습이 아름다워 한참을 눈으로 쫓으니 이윽고 나방은 나무에 걸터 앉았다. 마침 조깅을 나온 손자와 할아버지도 예쁜 주황색 나방을 발견하고 나방이 앉은 나무 곁으로 다가갔다.이내 할아버지는 흰색 운동화로 주황색 나방을 짓이겨 버렸다.나무에 진한 얼룩만 남긴 채 주황색 나방은 그렇게 사라졌다. 놀란 손자가 물었다. "할아버지, 왜 죽였어?" "중국나방이야. 중국거는 다 나쁜 거야. 다 잡아죽여야 돼." 말 없이 끄덕이는 손자의 눈을 보자니 훗날 조선족이나 중국 교포를 칼로 찔러 죽이는 살인마가 떠오른 건 내 과장된 상상력 탓일까? 검색 결과, 그 나방은 “주황날개꽃매미”라는 예쁜 이름이 있다. 그리고 1930년대에도 이미 국내에 서식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