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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4

[영화리뷰] 홍상수가 김민희에게 빠진 날,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2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영화에서 우리는 같은 내용과 장면을 2번 마주한다.얼핏 보면 판박이처럼 똑같은 내용처럼 보이지만 두 번의 똑같은 진행 과정과 상황을 보면서 우리는 달라지는 말투와 표정 행동, 그로인해 상대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를 발견하게 된다. 틀린그림찾기처럼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렸던 장면과 대사들을 찾아보는 게 이 영화의 묘미이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경험들이 있었을 것이다.간밤에 A와 B가 술을 마시던 도중 크게 싸웠다는데 결국 해장국까지 먹고 아침에 인사하며 헤어졌다는 것이다. 어떻게 싸우다가 그들이 화해해서 해장국까지 먹었는지는 정작 본인들도 알지 못한다. C라는 사람이 두 사람을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아도 도무지 둘 사이에 화해의 시작을 찾기 어렵다. 대개는 이런 식으로 결론..

[영화리뷰] 정신건강증진법 개정하라! 강제입원시킨 영화 날 보러와요

영화 '날 보러와요'는 실화를 근거에 둔 영화라지만 어느 실화에서 얼마나 근거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분명한 건 실화를 근거로 두었음에도 터무니없는 개연성과 TV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보다도 훨씬 흥미롭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1. 한동식은 대체 뭐하는 사람일까? 주인공인 나남수 PD는 우연히 조작논란에 휩싸여 방송계에서 입지가 위험해지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1년 후 지인을 통해 사이드코너 ‘고스트로드’ 연출을 맡게 됩니다. 그러나 수첩 하나를 우연히 조연출에게 받아본 나남수 PD는 본인이 맡게 된 공포 프로그램 ‘고스트 로드’와 무관하게 왕년의 자신이 사회자로 잘 나갔던 프로그램 ‘추적24시’를 위해 경찰서장 강병주 타살 사건을 파헤칩니다. 촬영을 하러 촬영장소로 갔는데 우연히 1년 전 화재사고의..

[영화리뷰] 우리가 걸어야 하는 이유, 걷기왕 (Queen of Walking, 2016)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그 말처럼(아직도 미신같지만)나는 늘 무엇인가를 간절히 바라고 살아왔다. 그럼에도 지금껏 내가 바래온 것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직도 내 꿈을 뚜렷하게 말할 자신이 없다. 그래도 나는 계속 알 수 없는 그 무엇을 바랄 것이다.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은 영화 속 대사처럼 더 무서우니까. 나의 젊음은 늘 이런 식이었다.모든 것을 갖고 싶었지만 단 하나도 제대로 거머쥔 적 없었다.영화 속 경주 장면처럼 남이 뛰면 나도 모르게 따라 뛰는 레이스 같은 삶의 연속일 뿐이다. 지치면 걸었고, 너무 뒤쳐지면 뛰었다.그런 나의 애매한 상태는 경보를 닮았다.뛰는 것도, 걷는 것도 아닌. 무언가 하고는 있지만 왜 하는지 모를 답답한 몸부림. 이런 나의 발악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은 ..

[영화리뷰] 적인가, 동지인가. 영화 밀정(The Age of Shadows, 2016)

요즘은 역사를 모티브로 한 영화가 많이 상영된다.현실 세계가 답답하다 보니, 영화 소재도 자꾸만 잊혀버린 과거를 떠올리거나, 다가올 미래를 상상하는 것 같다. 그 시기가 현실보다 밝던 어둡던 간에 말이다. 더군다나 요즘 같은 시국과도 잘 어울린다.국민을 위하는 척 국민을 속이고 기만한 행위도 밀정이라 부를 수 있으려나. 이런 역사 영화들은 감상평을 적기가 애매하다.단순한 영화로만 보기에는 역사의식으로 인해 다소 불편하고,그렇게 불편하게만 보자니 영화는 그저 허구를 가득 품은 쇼 비즈니스 상품이라는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역사적 배경의 영화를 볼 때면 역사라는 것이 애인과 팝콘을 먹으며 배우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알면서도그렇게 무의식적으로 주입되는 정보가 진실로 왜곡될까봐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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