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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천경자 화백의 작품 '미인도'의 진실 여부를 다루었습니다. 그런데 왜 제목이 암살범의 압수 리스트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미인도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했던 전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가지고 있던 물건으로 검찰이 밝혔기 때문입니다.
미인도는 1991년 4월 세상에 선을 보였고
이걸 본 천경자 화백은 자신의 작품이 아닌 아류작이라고 증언했습니다.
그러나 한국화랑협회는 9명의 위원들과 진품으로 결론내렸습니다.
결국 천화백은 자식도 몰라보는 화가로 낙인찍히며 이를 개탄하며 1998년 서울시에 모든 작품을 기증하고 해외로 떠났고 2015년 10월 사망했습니다.
유족 측은 25년간 곪아온 이 사건을 바로잡기 위해 최근 검찰에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들을 고소했지만 결국 불기소 처리되었습니다.
검찰은 수사를 위해 프랑스 르미에르 테크놀로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진위여부를 맡겼고
르미에르 팀은 천화백 작품 9점과 비교 분석한 결과 국립현대미술관측이 소유하고 있는 미인도가 진품일 확률은 0.0002%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르미에르 팀의 분석 방식에 오류가 있다는 일부 의견에 따라 검찰은 르미에르 감정팀의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검찰은 이 작품이 진품이라는 결정적 이유로 작품의 출처가 김재규 부장이라고 발표합니다.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사동기이자 고향 동문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18년 독재를 총살로 종지부를 찍었죠. 10.26 사건 이후 감옥에 갇힌 김재규는 그가 죽기 전 국가에 재산을 모두 환수하기로 서명합니다. 5장 분량의 환수재산목록에는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도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김재규는 옥 중 심한 고문을 당해 환수재산 서명의 강제성이 있으며 그의 집에서 일한 사람과 측근의 이야기에 따르면 친척의 라면 한 박스도 받지 않는 청렴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그의 집에서 미인도는 볼 수 없었으며, 환수재산목록도 사실과 다르게 많이 기재되어 있었다네요.
한국화랑협회의 9명의 심사위원 중에는 느닷없이 심사위원이 된 사람과 위작이라고 이야기했다가 심사위원에서 제외된 사람도 있는 등 진위심사에 의심스러운 부분도 많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본 토대로 제 생각을 정리하자면 아마도 박정희를 암살한 김재규를 언론을 통해 많은 부를 불법으로 축적하고 대통령이 되고자 범행을 계획한 암살자로 묘사했고,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강제적인 환수재산목록도 만들어지게 된 것 같습니다. 이후 김재규의 환수재산은 일부는 박물관 수장고에, 일부는 경매에 넘겨집니다. 그러나 미인도만큼은 본 사람도 산 사람도 없습니다. 그저 목록에만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와 미술관측이 보관중인 작품이 진품이 아닐 경우 국립현대미술관과 한국화랑협회는 상당히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될 게 분명한 상황입니다.
역사의 소용돌이와 기관들의 눈치싸움이 빚어낸 이해 관계가 한 작가의 자식과도 같은 작품을 사산아로 만들어버린 게 아닌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부디 진실이 밝혀져 고인의 명예를 되살리고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제 위치로 돌아가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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