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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세 가지로 나누면
감독, 내용(줄거리), 배우를 꼽을 수 있다. 나는 주로 영화를 보기 전에 줄거리를 찾아보지 않기 때문에 나의 첫 번째 선택 기준의 언제나 배우이다.
1. 라인업
그렇게 보자면 해빙의 출연진은 다소 위험했고 참신했다.
그래서 한동안 해빙을 볼까 망설였다.
개봉 당시 “벌써?” 와 “이제?” 가 공존하는 배우 조진웅이 첫 단독 주연을 맡았다. 연기력은 인정하지만 흥행력은 검증되지 않았던 조진웅은 이 영화를 통해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주연배우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끝없는 혼란스러움에 자아를 잃어가는 주인공 승훈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 외에도 살인마로 의심받는 노인 역할의 원로 배우 신구 역시 묻어두었던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어느적하게 읊조리는 그의 대사는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공포의 묘미를 선사했다.
또 한명의 특별한 캐릭터는 김대명이 맡았다.
특유의 비밀을 간직한 정육점집 사장 역을 맡아 조진웅의 상대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이 외에 송영창, 이청아, 윤세아 등이 맡은 역할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극을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2. 연출
해빙을 연출한 이수연 감독은 우리나라 몇 안되는 여성 감독으로서 박신양, 전지현 주연의 공포 미스테리 ‘4인용 식탁’을 연출한 바 있다.
이후 눈에 띄는 작품을 남기지 못해 기억 속에서 가물해지던 중 미스테리 스릴러 해빙을 갖고 나타났다.
하지만 이미 이수연 감독의 기대는 사라져버린 상태.
희미해진 4인용 식탁의 분위기를 짐작하며 영화 감상을 시작했다.
3. 내용
극이 시작된 지 얼마 되기도 전에 나는 영화의 소재에 매력을 느꼈다.
수면내시경의 가수면 상태에서 나오는 헛소리에서 듣게 된 살인 고백이라니.
나도 언젠가 마취 상태에서 헛소리를 내뱉은 적이 있다고 가족에게 들은 적 있다.
나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알아들을 수 없는 두서없는 이야기였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지인들과 나눌 때면 누구는 대화도 했다더라, 하는 말도 들을 수 있었다. 누구나 한두 번쯤 듣고 흘렸을 이야기. 그러나 누구나 호기심을 갖고 있었던 그 부분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더군다나 하필 헛소리로 살인고백을 한 사람이 주인공 승훈의 집주인이자 정육점 사장의 아버지인 정노인(신구 분).
이후 자신이 살고 있는 건물 내에서 의문의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진다.
영화는 자신이 살고 있는 건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공간 제한까지 끌어들이며 더욱 더 긴장감을 죄어온다.
4. 영화의 아쉬운 점
이렇듯 많은 장점을 가진 영화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영화는 초반부터 너무 쉽게 조진웅이 범인인 것처럼 보여준다.
이것은 결말부로 가면 조진웅이 범인이든 아니든 문제점을 낳는다.
범인이면 너무 자세히 알려준 덕에 김이 새버리고, 범인이 아니면 제공해준 주입식 정보가 너무 주관적이고 일방적이며 게다가 오답을 알려준 것처럼 거부감이 생겨버린다. 이 영화는 다소 그랬다.
조진웅이 범인인 것처럼 친절하게 보여주었고, 관객은 선택권이 없었다.
또한 연거푸 꾸는 악몽은 관객의 긴장감을 허무하게 풀어버렸다.
칼을 훔치는 내용 등 별 의미 없는 사건들로 아쉬운 러닝타임을 깎아먹는 것도 그렇고 한강이 해빙되어 떠오른 시체가 결국 누구였는가는 기껏 생뚱맞은 인물로 드러나 마치 팽팽한 대립구도를 회피해버리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마지막 반전이 힘을 잃는 이유이기도 하다.
5. 그럼에도 추천
그럼에도 추천한다.
이유는 배우들이 주는 에너지가 극의 몰입을 끈끈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제한된 공간에서 표현되는 긴장감은 꾸준히 결론으로 도달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과거의 살인마들은 뭐하고 살까?
어떻게 지금까지 붙잡히지 않고 살았을까 하는 의문을 이 영화에서 조금이나마 해소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정노인의 명대사...
지금은 빨리 녹지만 예전처럼 빨리 녹지 않았어 4월까지는 거뜬했지 ....
예전에는 저녁 9시만 되도 사방이 깜깜해서 사람 하나 죽어나가도 아무도 몰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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