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밀크쉐이크

답이 없었어 by 홍대광

썅이 2016. 12. 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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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회 날

오랜만에 나타난 그녀는 우리에게 청첩장을 나눠 주었다.

동창회가 끝난 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결혼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넌 정말... 축하해주고 싶니?” 


 

그녀는 울음을 터트렸다.

나 역시 눈물이 핑 돌았다.

7년이나 사귄 사이에게 결혼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는 결혼 이야기를 할 때마다 흔들렸다.

 

 


떠난 건 너였잖아

내가 결혼 약속을 하자고 해도 넌 대답하지 않았잖아.”


그녀가 있는 힘을 다해 일어나 소리쳤다.

 

 


잡았어야지! 잡아줬어야지

힘껏 안으면서 걱정마라내가 책임진다 했었어야지!”


그땐... 너도 알고 있었잖아내 상황이 어땠는지

그때 내가 어떻게 잡을 수 있었겠어?”

 

 


직장도, 미래도, 모든 게 불투명한 상황이었던 그때는 그녀를 잡는다는 것이 이기적으로 느껴졌다.

그녀는 화장이 번진 눈가에 눈물을 닦으며 침착하게 말했다.

 

지금은...? 지금은 잡을 수 있어?”

 

 


“.........”

 

 


상황 핑계 대지마

난 니가 그런 상황이어서 좋아했던거야

그게 그냥 너니까...”

 

 


그랬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올라앉은 것도, 위암 투병으로 고생하는 어머니도,

내가 어쩔 도리가 없었다그때는 그저 열심히 하루 하루를 살았을 뿐이다.

 

 

 

그때가 말이야. 우리 지금보다 훨씬 행복하지 않았니...?”

 

 


“...행복....했어....”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미안하다며 한참동안을 울었다.

 

 

 

몇 일 후,

그녀의 결혼식에서 그녀는 울었고, 나는 웃었다.

그것이 그 날 그 벤치에서 나눈 우리의 마지막 약속이었다.

 

 

 

인생의 답을 찾지 못해 고통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답을 찾지 못 하자 나중에는 인생 자체에 질문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의지와 상관없이 삶은 끝없는 질문을 토해냈습니다.

그렇게 답을 찾기위해 또 한참을 헤메이다가

결국 답이 없는 문제도 있다, 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한참동안 생각했습니다.


"...질문은 뭐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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