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의 이야기로 동심의 세계를 세밀하게 묘사하는 '사료를 드립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생각과 관계의 감정들이 오롯이 드러난다.
특히나 '사료를 드립니다' 는 동물과의 관계를 통한 감정 상태를 리얼하게 그려내며 반려 동물을 통한 주인공의 성장통을 훌륭하게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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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금이
출판사 서평
이번 책의 주인공들은 비교적 평범하고 일반적인 환경의 아이들로 얼핏 보기엔 큰 걱정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그들의 마음에도 주름지고 응달진 곳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고 싶었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 ‘이 시대의 진솔한 이야기꾼’ 이금이 작가의 신작 단편동화집 출간!
아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에게 전 우주를 통틀어 가장 특별한 존재가 된다. 아이들은 스스로 몸을 뒤집고 수차례 실패 끝에 일어나 걷고 말을 배우며 놀라운 속도로 성장해 부모의 마음을 기쁨으로 채운다. 하지만 그토록 특별한 아이들이 또래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기 시작하면서부터 부모의 고민과 아이의 고난은 시작되고 만다. ‘특별’했던 아이의 대다수는 순식간에 ‘보통’ 아이가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는 ‘상위 1%’라는 정체 모를 경계와 목표가 생겨 어른들의 마음에 불을 당기고 있다. 이 때문에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 각종 과외를 뱅뱅 돌면서 어른들이 가리키는 지점을 향하지만, 거리는 좁혀질 줄 모르고 오히려 정서적인 위축감과 자존감의 추락을 경험하게 된다.
이렇게 대다수의 평범한 아이들은 무엇을 위한 1%의 특별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도 모른 채 공부를 더 잘해야 한다거나 특출한 재능을 키워야 한다는 등의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그 누가 이 아이들의 일상과 내면이 그리고 성장의 찰나가 시시하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여기,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보통 아이들’ 마음속의 주름지고 응달진 곳을 발견해 어루만져 주는 책이 출간되어 눈길을 끈다. 바로 ‘우리 시대의 진솔한 이야기꾼’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이금이 작가가 오랜만에 펴낸 단편동화집『사료를 드립니다』가 그 주인공이다.
이 책 안에는 지난 30여 년간 『너도 하늘말나리야』, 『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 『유진과 유진』, 『소희의 방』 등을 펴내며 ‘이 시대 최고의 아동청소년문학 작가’로 자리매김하면서 다져온 작가의 필력과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꽉 들어차 있다. 그리고 일상에서 얻은 작은 씨앗들이 완결성을 가진 이야기로 탄생하는 눈부신 순간들도 목격할 수 있다. 작품 활동을 기복 없이 꾸준히 하면서도 매번 변화를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작가답게, 이번에는 우리 주변의 ‘보통 아이들’이 겪는 일상과 애틋한 성장의 찰나를 포착해 특유의 진정성 있는 필치로 따스한 다섯 편의 동화를 그려 냈다.
▶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아이들’의 마음속 그늘을 비춰 주는
따스한 햇살 같은 동화들
남들보다 뛰어나고 특별하기를 바라는 어른들의 기대에 눌려 있는 대다수의 아이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대개 ‘공부를 잘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자신의 특기와 적성을 찾으며 다양한 경험을 쌓기보다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골몰하거나 영재 교육을 강요당하고 있다. 어른들은 치열한 상대 평가로 모든 아이들이 1%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은 아랑곳없이 개개인의 개성을 무시한 일방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아이들 마음속에 그늘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인성 교육이나 정서 함양과 같이 아이들 평생의 삶을 지탱하고 이끌어주는 탄탄한 뿌리를 돌보지 않는 이러한 세태는 결국 집단 따돌림이나 폭행, 자살과 같이 아이들의 것이라고 믿을 수 없는 극단적인 뉴스로 갈무리되어 삭막한 아이들의 세계를 거칠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
개그우먼이 되는 것이 꿈인 민지는 엄마에게 다른 아이들과 비교당하며 자존심을 긁히는 게 일상인 데다 신붓감 순위로 1, 2위를 다투는 ‘선생님’이라는 꿈을 강요당하고(「조폭 모녀」), 건우는 방과 후 수업과 학원에 학습지까지 하면서도 공부를 어중간하게 해서, 성적이 전국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누나에게 밀려 소외감에 서성댄다(「건조 주의보」). 또 우연히 얻게 된 요술 주머니 때문에 온갖 희로애락으로 요동치던 유나의 하루는 학원을 빠진 것에 야단을 치는 엄마의 호통에 민망함으로 마침표를 찍고(「몰래카메라」), 캐나다로 조기 유학을 가게 되면서 십 년 넘게 키우던 개 장군이와 원치 않는 이별을 겪은 장우는 부모와의 갈등과 내적 불안에 시달린다(「사료를 드립니다」). 이처럼 『사료를 드립니다』에는 얼핏 보기에 큰 걱정이 없어 보이는 평범한 아이들의 일상과 방치되어 있는 그들 내면의 뜰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그러나 이금이 작가는 이러한 풍경들을 형상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기에 아이들 특유의 낙천성과 유연함을 바탕으로 한 내밀한 성장의 순간까지 보여 줌으로써 독자들에게 희망이라는 씨앗을 건네고 있다. 강압적인 엄마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소박한 기대를 품게 하고, 사람들 내면에 감추어져 있는 진짜 아름다움을 보는 시선을 은근히 제시하기도 한다. 특히 표제작인 『사료를 드립니다』에서는 가슴 아픈 이별의 순간에 비로소 진짜 사랑하는 법을 깨닫고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을 내려놓는 아이의 성찰을 그림으로써 가슴을 일렁이게 하는 감동을 선사한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어린이 독자들은 자신의 모습을 데칼코마니처럼 닮은 작중인물들에게 공감은 물론 따뜻한 위로를 얻을 것이며, 어른 독자들은 ‘보통 아이들’의 내면에서 반짝이고 있는 ‘특별함’을 발견하고 그것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방식을 고심할 수 있을 것이다.
▶ 주요 내용
「조폭 모녀」 -민지는 난생처음 좋아하게 된 남자 아이 영민이가 학습지 교사인 자신의 엄마에게 공부를 배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조폭 엄마에게 시달리는 자기처럼 영민이 역시 고충을 겪을 거라 지레짐작한 민지는 좋아하는 마음을 접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영민이에게 의외의 이야기들을 듣게 되는데……. 각자의 사정 때문에 영민이를 사이에 두고 서로가 모녀지간이라는 사실을 숨기며 펼쳐지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렸다.
「건조 주의보」 -공부를 잘하는 누나 때문에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건우는 가족들이 앓고 있는 각종 건조증 때문에 고민이다. 자기에겐 아무 건조증이 없어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소외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윤서에게 “마음이 건조하다.”는 지적을 받고는 뛸 듯이 기뻐하게 된다.
「몰래카메라」 -유나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이해 같은 반 인기인 준성이에게 줄 초콜릿을 살 돈이 없어 고민에 빠진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옛날이야기 속에서나 나올 법한 요술 주머니를 얻게 되고, 짧은 시간 동안 온갖 희로애락을 맛보게 된다.
「이상한 숙제」 -‘아름다운 사람 찾기’라는 숙제를 하는 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의 외양이 아닌 내면에 감추어진 진짜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갖게 되는 혜빈이의 이야기가 담백한 여운을 남긴다.
「사료를 드립니다」 -장우는 캐나다로 조기 유학을 떠나게 되면서 10년 넘게 정을 주며 길러온 애완견 장군이와 원치 않은 이별을 하게 된다. 나이가 많고 대형견인 장군이를 키워줄 사람이 잘 나타나지 않자 가족들은 매달 사료를 보내 주기로 하고 맡아 줄 사람을 찾는다. 캐나다 생활 중 외할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서둘러 귀국한 장우는 장군이를 보기 위해 새 주인에게 연락을 하지만 닿지 않아 마음을 졸인다. 이별이라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겪는 감정의 기복을 현실적으로 그리면서 이와 동시에 반려 동물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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