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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청춘은 어떤 소리였을까?
분명 푸르고 경쾌했을 그 소리는 이제 멜로디조차 기억되지 않는다.
지금은 무미건조한 주변 소음과 직장 상사의 가쁜 잔소리뿐.
이 책 [청춘, 덴데케데케데케]는 1965년을 배경으로
중학교 겨울방학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의 기간을 다룬 네 소년의 청춘소설이다.
주인공 후지와라 다케요시(칫쿤)는 세 명의 친구들과 락 밴드 ‘로킹 호스맨’을 결성한다.
밴드 활동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동계 캠프를 가고, 신장개업 가게에서 첫 연주를 하고,
첫사랑 아닌 첫사랑을 경험하며 성장한다.
순수하고 해맑은 네 명의 소년들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소년시절의 추억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나의 고등학교 시절은 책 속의 아이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비록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해서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 시절에 의미를 가지고 돌아보면 나름의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일본의 문화 속에는 왠지 모르게 과거를 추억하기 좋아하는 정서가 있는 듯 하다. 이 책에서도 당시의 다양한 추억과 음악적 지식이 많이 열거된다. 추억은 저마다의 기억을 상기시키지만 소개되는 곡들은 올드 팝송만 듣던 내게는 익숙지 않은 곡들이었다.
이 소설은 1990년 제27회 분게이 문학상을 수상했고, 1991년 제105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그 시절, 그 기간의 일상이 일기처럼 무덤덤히 나열되는 느낌이라 등장인물들의 입체적인 심리 묘사보다는 밴드의 탄생과 해체 사실을 더 강조하는 듯 보였다. 또한 드라마 속에 두드러진 기승전결이 없다보니 극적 몰입이 어려웠다. 어쩌면 작가 아시하라 스나오가 20년 전의 실화를 작품으로 충실히 옮겨서일지도 모르겠다.
또한 이 작품은 두 가지 버전이 존재한다고 한다. 작가가 무명시절에 1,600매로 썼지만 800매 안쪽 분량의 분게이 문학상에 응모하기 위해 분량을 줄인다. 이 버전이 이 책이고, 1,600매 짜리 원본은 1995년에 따로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다.
책을 덮고 떠올린다.
잃어버린 내 청춘의 멜로디.
‘덴데케데케데케’ 보다 아름다운 소리였을까.
그 소리를 찾는다고 무엇이 달라질까?
지금도 귓가에서 시끄럽게 들리는 이 소리들 앞에서 과연 미련한 짓일까?
그들의 락밴드 ‘로킹 호스맨’이 한없이 부러워진다.
‘로킹 호스맨’은 이 작품이 나오키상을 수상하면서 재결성되어 아직도 활동한다고 한다.
그들의 멜로디 ‘덴데케데케데케’가 아주 오랫동안 울려 퍼지길 기대한다.
당신의 청춘은 어떤 소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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